유럽여행(6)-파리에서 해장하기
2024.03.29 (금)
이번 파리 방문이 세번째인데, 그 유명한 베르사유 궁전을 지금 가본다. 생각보다 베르사유 궁전이 외곽에 있어서 RER을 타고 갔어야 했다.
셋이서 졸다가 겨우 내렸는데, 베르사유 궁전과는 거리가 있는 곳에서 내렸다.
뭔가 버스타고 가면 그 곳에 도착할 것 같은데 버스가 너무 많아서 뭘 타야 할지 어리버리 하고 있었는데…(심지어 구글 맵스도 정확하게 안 알려줬음)
어떤 할무니가 날 갑자기 붙잡더니 프랑스어로 베르사유 궁전? 이라고 하는 것 같았다. 오 넹넹 이라고 하니 너 저거 타면 돼 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내가 제대로 이해한게 맞나하고 버스 기사한테 물어보니 그 방향이 맞았고, 할머니도 그 버스를 같이 타셨고 내릴때도 너 여기서 내려야함 이라고 알려주시면서 같이 내려주셨다. 그리고 어디방향으로 걸어가야하는지 알려주시고 하이파이브 하고 쿨하게 갈 길 가셨다…
증맬 신기한 순간이었다 ㅋ_ㅋ
감사합니다 할무니 오래 건강하세요.
베르사유 궁전은 상당히 삐까뻔쩍 했다.
외관에도 금 장식이 상당히 많은데, 나의 나약함을 가리기 위해서 더 화려하게 꾸민 것 같은 느낌이 확 들었다.

안에 성당? 예배드리는 곳? 진짜 너무 멋졌다..

여기는 왕비인지 공주 방인지 상당히 화려했다. 침대가 엄청 높던데 어떻게 올라갔을지 좀 궁금하다.
계속 누구신지 모르는 사람들의 초상화를 보다가..

거울의 방에 도달했는데 정말 멋졌다.
희주의 책에서 이 거울의 방에 대해서 읽은 건 아직까지도 기억난다. 정말 화려했다.
그리고 궁전내부를 다 둘러봐서 뒤에 정원을 보려고 하니 돈을 추가적으로 내야한다고 했다.
그래서 갈까 말까 셋이서 고민하다가 가위바위보로 결정하기로 했다. 내가 이기면 가는 것으로 했는데 내가 이겨부려서 너무 슬펐다. 그래서 나 사실 가기싫어..라고 했더니 애들도 사실 다 가고싶지 않아했다ㅎㅁㅎ
그래서 가지 않는 것으로 합의보고…

내부로 돌아오니 라뒤레가 있어서 하나씩 먹었다.
저 코팅된 마카롱은 처음먹어보는데 빠쟉하니 맛있었다.
그리고 다시 RER을 타러가는길에 기념품샵을 보다가 애들이 베레모쓰자고 해서 서로 어울리는 색깔을 한참 찾았다.
그래서 노란색 빨간색이런 색을 사려다가, 갑자기 진갈색, 갈색, 베이지색의 베레모 세트가 눈에 띄었다.
각각 색깔이 우리들과 너무 잘 어울려서 세개 색깔로 바꾸기로 했다. 색깔까지 맞춰 쓰니 사람들이 좀 쳐다보는 것 같았지만 기분 좋았다.

나는 중간인 갈색이다.
생각보다 예쁜데, 앞으로 쓸 곳은 집안뿐일것같다…ㅎ
셋 다 모자쓰고 쪼로로 사진찍은게 있는데 어딨는지 모르겠다 ㅠㅠ
그리고 무슨 성당을 가려고 했는데 줄이 너무 길어서 노트르담 성당을 지나 밥집을 가기로 했다.

여전히 공사중인 노트르담 성당…!

그리고 갈레트 전문점에 왔다.
갈레트는 식사용 크레페를 의미한다. 이 집은 희주가 참고하던 파리 여행 책자 안에서 찾은 곳인데 상당히 맛있었고 무엇보다 여자 사장님이 너~~~무 친절하셨다.
프랑스어 발음이 좋다고 칭찬해주셔서 기분 좋았다.
나는 라끌렛치즈가 올라간 갈레트를 먹었다.

그리고 이건 밤쨈이 올라간 크레페
밤쨈에서 밤의 흔적을 찾는건 나에겐 어려운 일이었다.
만족스럽게 식사를 하고 예쁜 동네를 구경하던 중 맛있어보이는 빵집이 있길래 같이 들어갔다.

그리고 나는 키쉬를 샀다. 저 키쉬는 생각보다 내용물이 없었는데 소리가 시킨 키쉬에는 연어가 있었다고 한다. 그게 훨씬 맛있었을것같다 ㅠㅠ
저것도 가는길에 순삭해버렸다.
그리고 까눌레도 샀는데 그건 정말 별로였다 ㅠ

희주의 책자에서 찾은 젤라또집!
초코맛을 시켰는데 맛있었다.
아주 찐했다.

여기가 희주가 한참말하던 퐁뇌프 다리인가?
이 길도 상당히 좋았다. 기념품을 파는 노점상이 주르르 강을 따라서 있는데 기념품 종류가 조금씩 달라서 구경하기 좋았다. 거기서 기념품을 샀다.

그리고 사마리텐 백화점에 왔다.
다음주에 남자친구랑 갈 스페인여행을 위한 예쁜 원피스와 APC 가방을 사고 싶었는데..
너무 범접하지 못할 영역의 명품밖에 없어서 지갑이 확 닫혔다 …;-)
APC는 여기에 들어오지도 못하고 옆에 있는 신관?에 작게 있었다.
쇼핑을 더 하고 싶었던 나와 희주는 마레지구로 넘어가서 쇼핑을 본격적으로 더 하기로 했다.

그 유명한 메르씨 매장에 왔다. 여기서 남친 줄 검은색 에코백을 사려고 했는데 너무 얇아서 포기했다.
그리고 APC매장에서 처음으로 가방을 샀다!!!!
진짜 너무 예뻤다. 그리고 희주랑 초고속으로 돌아다니면서 COS에서도 원피스를 샀는데 아직 너무 추워서 개시를 못했다. 희주도 원하던 옷을 싸게 사서 서로 완전 만족하면서 다시 여행을 하러 소리를 만나러 갔다.
개선문에 왔다.

근데 그 안으로 들어온…
멀리서만 보고 대충 앞에서 사진만 찍고 돌아갔는데 뮤지엄 패스가 있으면 안으로 들어와서 285개의 계단을 직접 올라서 꼭대기에 올라갈수있다고 하더라..ㅠ
중간에 좀 힘들었는데 우리 체력 짱쎈언니들은 한번도 쉬지 않고 올라갔다.

와 근데 막상 올라오니 올라오기 너무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리가 정말 한눈에 다 보였다.
저기 멀리에 신개선문도 보이고, 몽마르뜨 성당도 보였다.
역시 직접 와봐야 아는 거구나….

오늘이 파리에서의 마지막 저녁식사이다.
그래서 최고 맛있는 프랑스 요리를 먹어보기로 했다.
뵈프 부르기뇽, 에스카르고, 트러플 리조토, 바질 토마토 펜네 파스타를 시켰다.
뵈프 부르기뇽 너무 궁금했는데, 정말 맛있었다.
달지않은 갈비찜?과 장조림 사이 어딘가다.
한국인들은 다 좋아할 것 같은 맛이고 소고기가 굉장히 부드러웠다. 특히 버터와 함께 만든 저 매시드 포테이토와 뵈프 부르기뇽이랑 같이 먹으면 상당히 맛있다.
공복에 이 글을 쓰려니 배가 꼬르륵 거린드 ㅠㅠ

에스까르고도 맛있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에펠탑 밑에와서 사진을 찍었다
이렇게 가까이서 본 건 진짜 처음이다. 밖이 꽤 춥고 비가 좀 왔는데 막상 보니까 상당히 좋았다.
소리가 카르푸에서 초콜렛을 기념품으로 사겠다고 해서 저녁먹고 카르푸에 들렀다. 거기서 1유로짜리 초콜렛을 한 30개 샀는데, 계산대 뒤에서 기다리는 손님들이 “초콜레또 초콜렛또”하면서 웅성웅성 거리셨다.
무슨말을 하신 걸까..?

그리고 첫날에 희주랑 물 사러 갔을 때 본 델리리움 맥주를 사서 집에 돌아와서 먹었다. 델리리움 진짜 가보고 싶었는데 한번도 못가고 ㅠㅠ 이걸 이제서야 이렇게 먹네
도수가 꽤 쎘다. 한 8도? 그리고 IPA같은 느낌이었다.
막상 먹고 보니 좀 아쉬워서 셋이 나가서 키오스크에서 처음보는 도수 높은 맥주 몇개랑 와인을 샀었나…? 아 샀다! 그래서 희주가 전완근으로 와인 코르크마개를 뺐다. 어쨌든 그거 사서 마시면서 서로 여행에 대한 회포를 찐하게 풀었다..
그리고 나는 소파에서 잠이 들었다. 희주가 다리 접어주고 이불도 덮어줬다.
2024.03.30 (토)
맥주 도수가 꽤 높았는지, 술이 덜깼다.
마지막날이라서 짐도 챙기고 그래야하는데 처음으로 늦잠을 잤다. 속도 너무 안 좋고 몸도 천근만근이었다.
그래서 화장도 못하고 캐리어 끌고 루브르로 왔는데 루브르에서 캐리어 끌고 입장 못한다고 해서 그 술 덜 깬 정신에 캐리어 보관가능한 곳 찾아서 돈 주고 캐리어를 맡겼디.

맨날 이 피라미드 앞에서 루브르 온 척 사진만 찍고 ㅌㅌ했는데 이걸 여기 안으로 들어와보네…

오 그런데 루브르는 정말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뭔가 나는 잘 모르지만.. 우리 엄청 많이 (약탈해서) 모았다 짱이지? 이런 느낌이었다..

모나리자 사진찍는 술 덜 깬 친구들 사진 찍고..
우리는 해장을 안하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래서 루브르를 나오려고 하는데 진짜 미로같이 되어있어서 한 30분 해매다가 겨우 나왔다 ㅠㅠ
뭐 먹을까 하다가 처음엔 양파스프 먹을까하다가 라멘을 먹기로 했다. 재페니즈거리가 있길래 그쪽에 가니 라멘집이 진짜 많은데 모두 11:30 혹은 12:00 오픈이었다.
그때가 11:10쯤이었는데 진짜 지옥의 20분이었다. 시간이 너~~~~무 안가서 미치는줄알았다. 목도 마르고ㅠㅠ
그래서 11:30에 여는 맛집으로 보이는 라멘집 오픈런해서…

라멘을 먹었는데 진짜 미쳤었다.
오늘도 하는 고향생각… 난 해장을 아직도 국물로 하는 것으로 보아 독일에 완벽하게 적응은 못한 한국인인것같다.
먹고 나서 카페에 잠시 쉬다보니 정신이 좀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미술관인 퐁피두 센터에 왔다.
작년에 파리 거닐다가 이 건물을 본 적이 있었는데, 나는 버스터미널인가? 되게 특이하게 생겼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곳이 이렇게 유명한 곳일줄이야..
건물 자체로도 현대 건축계에서 아주 중요한 곳이라고 한다.

여기는 현대 미술이 되게 많고 특이한게 단순히 그림만을 예술로 판단하지 않고 옷이나,

건축물

이런 의자까지도 예술품으로 규정해서 전시하고 있는 것이 재밌었다. 그래서 나는 퐁피두 센터가 가장 재밌었다고 할 수 있겠다.

이것도 시선강탈했음

그리고 1층에 사진찍는 곳이 있길래 사진을 찍었다.
진짜 소리가 너무 웃기게 나와서 내 웃음벨 사진이 되었디.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고 캐리어를 찾아서 공항으로 가는 길이었다. 희주랑 소리가 아 파리 완전 안전하네~~ 라고 얘기를 하고 굉장히 붐비는 열차를 타자마자..
어떤 흑인이 힙쌕으로 자기 손을 가리고 내 가방을 만지려고 하는게 눈에 딱 보였다.
아 이것이 소매치기인가 하고 정신이 확 들고 소름이 확 들었다. 문제는 이놈들이 일부러 이 장소만 붐비게 만들어서 캐리어있는 여행객의 이동을 불편하게 해서 가방을 털어가려는것 같다는 생각이 확 들었다.
그래서 최대한 내 공간을 찾고 털리기 쉬워보이는 소리 가방을 내가 가지고 안았다. 그러더니 그 놈들이 어쩌고 저쩌고 뭐라 하더니 그 다음역에서 내렸다.
휴 진짜 덕분에 하나도 안 털리고 무사히 기분 좋게 공항에 도착 할 수 있었다.

우리는 공항 맥도날드에서 마지막 식사를 했다.
애들 핸드폰이 배터리가 다 없어서 에어드랍도 못하고 헤어졌다. 그래서 사진들은 5월에 교환하기로 했다.
찐 후기…
친구들과 이렇게 오래 여행할 수 있는 시간이 내 인생에서 또 있을 수 있을까? 그것도 해외에서!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참 낭만적인 시간이었던 것 같다. 웃긴 일도 많았고 살면서 절대 볼 수 없었던 광경들을 이 친구들과 함께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 이 시간들이 몇 십년이 지나도 좋은 안주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서로 예민했던 포인트들도 있었지만 우리 모두 잘 넘기고, 이해해 줬던것 같다.
그리고 완벽하지 않는 영어로 친구들을 이끄는 입장이 처음으로 되어보니 나름 또 재밌었고, 내가 모르는 나의 숨겨진 재치와 순발력을 확인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럼 9박 10일 유럽여행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