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연구소 퇴사를 앞두고, 의무적으로 휴가를 모두 소진해야했기때문에 부활절 연휴 낑겨서 약 15일 동안 휴가 기간을 가졌다. 그렇게 독일에서 출발하여 2024.03.22-2024.04.04 동안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 스페인 4개국가를 구경했다.
처음 10일은 고등학생 때 만난 두명의 친구들과 함께했고 나머지 날들은 남자친구와 스페인과 독일에서 휴가를 보냈다.
다녀온지 몇 주가 지났는데 그 동안 마음의 여유가 없었어서 후기를 못 쓰고 있었다. 이제 회복도 했으니, 그때의 재미있었던 시간들을 기억해내어 후기를 작성해봐야겠다!
그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시작!
2024.03.22 (금) 저녁 8시경
원래 밀라노를 갈 계획은 처음에는 없었다.
셋이서 해외여행 계획을 줌미팅을 통해 계획했었는데, 처음에는….독일, 스위스, 네덜란드?, 벨기에?, 파리?, 독일? 뭐 이상한 일정이었다. 겨우 9박 10일이었는데..!

과감하게 독일은 노룩패스하고 파리와 스위스에 집중하기로 했는데, 내가 안 가본 장소도 하나는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어딜갈까 하다가… 구글 맵에서 밀라노를 발견해서 밀라노로 정하게 되었다ㅎㅎ…
이탈리아는 독일에 살면서 더 가보고 싶은 나라가 되었다. 유럽의 대표 맛잘알 나라에서 나의 음식의 세계관을 더 넓히고 싶기도 했고, 내가 만든 파스타와 전통 파스타와의 맛을 비교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독일에서는 구하기 힘든 식재료를 사고 싶기도 했다.
그래서 밀라노 일정은 내가 짜고 파리와 스위스는 다른 친구들이 한명씩 맡아 일정을 짜기로 했다.
그렇게 새벽부터 출근해서 미친듯이 실험하고 마무리 해서 뒤셀도르프 공항에서 밀라노 리나테 공항으로 이동했다…

밀라노가 이탈리아 최대 공업도시 답게 상공에서 보는 도시 조명이 환했다.
공항 잘 도착하고 공항 지하철 타고 환승해야하는 역까지 잘 도착했는데 문제가 발생했다.
버스가 너~~~무 안 온다는 것…! 그래서 뭔가 현지인들도 그냥 포기한채 기다리거나 다른 방법을 택하는 것 같았다.

버스타고 22분이면 되는 거리.. 그냥 걷기로 했다.
밤 10시에 캐리어 드륵드륵 끌고 혼자 애들이 있는 숙소로 걸어갔다.

진짜 엄청 걸었다.

도착해서 애들을 보니 너무 좋았드.
고등학교때 친구들을 이탈리아에서 보다니…!
혼자 걸어가면서 너무 감동스러운 재회겠다 하면서 두근거리며 숙소 문을 열었는데, 친구들이 별다른 인삿말 없이 충전기 콘센트 있냐는 질문을 들었던것 같다. 후 역시 제대로 숙소에 도착한 것 같아서 다행스러웠다.
피곤한 애들 부여잡고 저녁겸 야식으로 같이 피자와 맥주를 마시러 갔다.

시원한 맥주 미쳤다리..

배고팠는지 셋이서 진짜 흡입했다.
그냥 동네 피자집 갔는데 너무 맛있었다. 우리 테이블 뒤에 있던 술이 얼컨~하게 취하신 아저씨들이 많은 걸 보니 맛집인것같았다.

살면서 한번도 안 먹어본 봉골레를 여기서 먹어봤다. 그냥 조개 파스타 맛이었다.
다 먹고 디저트 메뉴를 주셨다.
디저트 메뉴판에 가격이 안 써져 있길래 설마 디저트 공짜로 주시나라는 오판을 했고, 셋이서 웅성웅성 토의하다가 “혹시 디저트 먹으려면 돈 내야하나요?”라고 물어보는 미친 실수를 했다…ㅎ 점원 분이 “응 당연하지;;;” 라고 하셔서 내가 왜 물어봤지 하면서 아직도 민망스럽다ㅎㅎ..
그리고 보통 독일은 점원이 계산하러 테이블에 직접 오던데 여기는 계산대에 직접가서 계산하는 시스템인걸 얼컨하게 취한 아저씨들이 계산할때 알게 되었다.
계산하고 집에 돌아와서 기절하듯이 자려고 하는데 애들이 많이 피곤했는지 BGM이 흘러나왔다. 너무 웃긴데 애들 깰까봐 혼자 이불속에서 낄낄거리다가 잠이 들었다.
2024.03.23 (토)
사실 오늘이 밀라노를 제대로 구경할 수 있는 유일한 날이었다. 그래서 중요한 랜드마크와 꼭 먹어야 하는 음식들 위주로 돌아다니며 관광했다.
우선은 카르푸에서 스위스에서 먹을 음식과 물을 샀다. 뭔가 독일보다 물가가 1.5배 정도 비싼 것 같았다. 카르푸에서는 이탈리아 만의 신박한 재료를 찾아보긴 어려웠다.
그리고 내가 유럽여행을 떠나기 전에, 남자친구가 이탈리아에 가면 꼭해야하는 행동 한가지를 추천해줬다.

그건 바로 커피집에서 에스프레소 마시기..
이탈리아의 대표카페인 일리에 드디어 오게되었다. 한때 한국에서 커피캡슐 이용했을 때, 항상 일리커피만 마셨는데 감격스럽다.

셋 다 에스프레소 도피오를 마셨다.
같이 주는 초콜렛이 있길래, 초콜렛을 에스프레소에 녹여먹어도 된다는 남자친구의 말이 떠올라 한번 시도해봤었다.
꽤 괜찮았다. 그리고 사진은 못 찍었지만, 여기서 먹었던 크로와상은 내 인생 크로와상이었다.
정말 버터리했다...또 먹고 싶다.

& other stories라는 옷가게에서 신나게 같이 쇼핑하고 두오모 성당에 왔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건축물이 더 아름답게보였다.

성당 내부나 미술관은 파리에서 신나게 볼 예정이므로 밀라노에서는 앞에서 사진만 찍고 다른 곳 가버리기...

성당 바로 옆에 천장 구조물이 멋진 쇼핑몰이 있다.
안에는 대부분 명품이고 사람이 너~~~무 많아서 한번 걷고 다른 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스포르체스코 성이라는 곳을 가기 위해 걸었다.
성이기도 하면서, 뒤에는 정원이 있길래 산책하고 근처에서 점심을 먹으면 딱일 것 같았다.

믓찌네

성 내부의 박물관은 역시 안 들어갔고, 뒤에 있는 공원을 걸었다.
관광객보다는 지역주민들이 많아보였는데, 되게 한가롭게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여유있고 좋았다.

나와서 파이브 가이즈에 갔다.
애들이 파이브 가이즈 처음이라고 해서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 ㅎ_ㅎ
남자친구에게 배운 all the way로 세 개 다 주문하려다가, 뭐 빼고 빼고 이런것들이 있어서 암기테스트 하는 플래시 게임마냥 주문을 했다.
역시 파이브가이즈는 너무 맛있고, 화장실은 항상 열려있다.
셋 다 모두 에너지와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고 다시 거리를 걸었다.

구글 맵스에서 본 사진이 되게 멋있어서 온 성당이다.

성당만 들어오면 디아블로를 생각하는 순수악마..

처음으로 성당 들어와서 1유로를 기부하고 촛불을 같이 켜봤다.

빛도 성스럽구만..

관광객으로 인산인해한 밀라노 중심가를 벗어나니 한산해서 상당히 좋았다.
독일보다는 좀 더 따뜻한 날씨 덕분인지 이파리가 핀 나무들이 많아서 좋았다.

그리고 최후의 만찬 그림이 있는 성당이라고 해서 왔는데, 입장권을 미리 예약했어야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냥 성당만 찍고 나왔다.

이탈리아에 왔으면 꼭 먹어야 하는게 젤라또다.
성당 근처에 유명한 젤라또 집이 있어서 먹어봤다.
나는 뭔가 시원한 맛이 먹고 싶어서 레몬 소르베를 시키고 나머지 친구들은 우유 베이스의 젤라또를 시켰는데, 그것들이 훨씬 맛있었다.
지금도 소르베 시킨거를 후회하고 있다ㅠㅠ 가게 이름이 초콜렛이면 그냥 초콜렛을 시키자...
그리고 약간 큰 마트를 구경하고 싶다고 해서 지하철을 타고 Lidl를 가기로 했다.
근데 이게 뭐시당가?

지하철에서 내리고 보니 인생네컷처럼 찍을 수 있는 포토부스가 있었다.
보통 유럽에 있는 포토부스는 증명사진만 찍을 수 있던데, 재미로 찍는 기능이 있다니 하면서 신기해서 같이 찍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파리에서 나의 증명사진이 한장 필요한데, 마지막 장은 내 증명사진으로 하기로 했다.

근데 막상 찍고 보니, 세번째 순서에서 내 증명사진을 찍어버렸다.....ㅎ
부스가 너무 좁고 화면이 너무 작아서 제대로 찍힌 사진이 하나도 없는것같다 진짜 웃기다.
사진 찍고 밖으로 나오니까 비가 우수수 떨어졌다.
비가 떨어지자마자 지하철역에 갑자기 우산팔이 가판대가 생겼다. (순발력 10점 만점에 10점)

마트까지 셋이서 한 우산 쓰고 같이 갔다.
우애가 대단하다.
마트에서 우산사고 나왔는데, 비가 그쳤다..ㅎ
그리고 아마 내 기억상으로는 이 우산을 다시 쓴 날이 없었던것같다......ㅎ...................
저녁을 먹기 위해 naviglio grande 운하쪽으로 가서 번화가를 걷고 있었다.
아니...!
근데 이게 뭐시당가?

진짜 인생네컷이 있었다!!
그럼 왜 그 좁은 사진부스에서 사진 왜 찍고 비 왜 맞고 우산 왜샀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옳타구나 하면서 사진찍으러 들어갔다.
암스테르담에서도 그랬지만, 지나가다가 인생네컷을 유럽에서 갑자기 마주치면 너무나도 신기하다. 국뽕 차오른다.

사진 멋지게 한번 찍어줬다.

시간이 애매해서 어떤 맥주집에가서 부라타치즈&하몽 안주를 시키고,

생맥주를 마셔줬다. 아주 기분 째졌다.

그리고 저녁 식사로 샤프란리조토, 볼로네제, 문어요리를 시켰다.
나는 개인적으로 셋 다 만족스러웠는데, 애들은 문어요리에 손도 못 댈 정도로 너무 비려했다.
비린 맛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내가 이상하게 느껴졌다...그래서 덕분에 맛있게 혼자 문어 냠냠했다.
그리고 Aperol spritz를 여기 사람들이 많이 마시길래 우리도 한번 도전해봤다.
예거마이스터랑 비슷하게 은은한 약초맛이 났다.

운하는 생각보다 예뻤지만 밤되니까 너무 추웠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아 힘들었다. 하고 침대에 누워서 오늘 걸은 수를 확인해봤더니..

휴 많이 걸었다.
최소한 살은 안 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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