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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일기-3 (23.04 ~ 24.04)

유럽여행(3)-설산에서 화상입기

by H2쩝쩝박사 2024. 4. 16.

2024.03.25 (월)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스위스 여행을 시작해야 하는데...!
 
어디선가 통화소리가 났다.
 
월요일이라고 잠잠했던 친구들의 핸드폰이 업무전화로 울리기 시작해서 발코니에서 통화하고 방안에서 통화하는 불쌍한 직장인 요정언니들을 보게 되었다.. 슬프다 즁맬로....
 
요정님들은 업무전화에 대한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쌍욕으로 날린 후, 상쾌하게 피르스트로 향하기로 했다

어제는 구름이 많아서 춥거나 날씨가 안 좋으면 어쩌려나 걱정했는데,
 
오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날씨가 너무 완벽했다! 어떻게 이럴 수 있나요!

피르스트까지 곤돌라를 타고 갔다.
 
곤돌라에는 우리 셋과 두명의 외국인들과 함께 탑승했다.
 
곤돌라의 창문이 닫혀있었는지, 다섯명의 숨결로 곤돌라 창문 점점 뿌얘져 앞이 점점 안 보였다...ㅎ

수증기 필터를 벗고 피르스트에 도착해서 풍경을 보니 진짜 온통 "눈밭"이었다.
 
온통 눈이다. 옛날에 피르스트 왔을 때, 초록초록한 풍경이 인상깊었는데, 여기 지금은 그저 하얗다.
 
너무 하얘서 모든 빛을 반사시켜 선글라스 없이는 앞을 보기가 힘든 정도로 밝았다.
 
선글라스 안 가져왔으면 진짜 큰일날뻔했다.

본격적으로 피르스트의 액티비티들을 즐겨주기 전에 cliff walk를 했다.
 
높은 곳을 무서워하는 소리는 아주 덜덜거리면서 이 길을 걸었다.
 
다리가 너무 안전해서 아쉬웠다.

클리프 마지막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는데, 앞에 한국 분이 있길래 사진을 부탁했다.
 
옛날에 여기를 방문했을 때는 사람이 너무 많아 여기서 사진 찍을려면 못해도 30분은 기다렸던것같은데, 겨울이고 평일이고 아침시간대라 그런지 기다리는 거 없이 거의 바로 사진을 찍었다.
 
저때 우리끼리 톰보이 노래에 꽂혀가지고 롹큰롤 스타일로 포징을해서 사진을 찍었다.

배경이 예쁘니까 사진도 너무 예쁘게 잘 나온다.
 

그리고 bachalpsee 호수를 보러가기로 했다.
 
처음 스위스에 갔을 때 그 호수가 너무 아름다웠던 기억이 있었어서 기대하는 마음으로 그 길을 걸었다.
 
가기 전에 카페가 있어서 커피 한잔 마시는 여유를 즐겼다.

키야.. 커피 한잔이 이렇게 걤성 돋을 수 있나요

바흐알프제 호수 가는 길은 생각보다 너무너무너무너무 고단했다.
 
우선 온통 눈밭인 길을 걸어본 적이 없어서 이렇게 힘든지 몰랐다.
 
그냥 길이면 터벅터벅 곧 잘 걸을텐데, 눈의 두께가 꽤 되는 길이라서 발을 내 딛을 때마다 발이 푹푹 들어가서 걷는데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었다. 또 어찌나 미끄럽던지..ㅠㅠ 안그래도 미끄러운거 싫어하는 나는 중간에 너무 미끄러운 구간은 그냥 포기하고 썰매타듯이 앉아서 내려왔다.

그래도 이렇게 멋진 풍경을 놓칠 수는 없었다.
 
언제 이런 설산에서 등산을 하겠는가.
 
눈은 이렇게 많은데, 햇빛이 세고 바람이 없어서 하나도 춥지가 않았다.
 
약간 건조해서 눈도 녹지 않고, 단지 약간 추워서 콧물이 자주 나서 코를 자주 만지게 되었다.

애들이 여기서 눈사람 만들자고 해서, 32살 세명이 눈사람 만들기를 했다.

소리 나 희주 눈사람이다.
너무 귀엽다. 마음에 들어서 내 카카오톡 프로필 배경사진으로 저장했다.

희주 소리 점프력 ㄷㄷ

그리고 지나가다가 애들이 지나가는 중국인 보고 사진찍어달라고 부탁하자고 해서,
 
부탁했다. 우리가 저렇게 포즈를 취하니 그 중국인은 엄청 행복해했다. 행복 전도사..

그리고 거의 편도 한시간 만에 도착한 바흐알프제...는
보이지 않았다.
 
온통 눈으로 뒤덮혀있어서, 뭐가 호수고 뭐가 산인지 전혀 분간이 안갔다.
 
약간 허무했지만, 너무 힘들어서 우선 소리의 도라에몽 주머니에 있던 비상용 초코파이를 먹기로 했다.
 
진짜 너무 맛있었다.. 진짜 시장이 반찬이다 222...

다시 피르스트로 돌아가야하는데, 왔던길이 너무 험난했는데, 돌아가려니 눈앞이 깜깜했다.
 
약간 포기하고 나의 로망이었던 눈천사도 만들어봤다.

 
진짜 내 친구들은 체력이 대단했다. 계속 내가 뒤에서 뒤쳐졌는데, 애들한테 물어보니 회사에서 산행할 때 항상 거의 선두라고 한다.
휴... 괜히 데드리프트 120kg 하고 상체근육이 다부진게 아니었다.. 대단한 직장인 요정언니들이다.
 
앞으로 더 열심히 체력을 키워야겠다.

겨우 피르스트 쯤에 도착해서 여유있게 사진도 찍어줬다.
 
그리고 내려와서 액티비티를 즐겨줬는데.. 

이런 플라잉도 하고... (하는 중에 사진 못찍어서,, 사실 찍을 수 있는데 무서워서 못찍음)

이런 독수리 모양 플라잉도 했다. (이것도 다른 사진으로 대체)
 
둘 다 무서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별로 안 무서웠다.
 
어떤 꼬마? 중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애가 혼자 독수리 모양 플라잉을 우리랑 같이 타기로 했다.
 
뭔가 무서워하는 것 같은데 어려보이고하니깐 좀 신경쓰였다. 그래서 말을 걸었더니, 덜 무서워하는거 같아서 기분 좋았다.

다시 곤돌라 타고 내려오는 길...
 
이때 아마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들었는데 찰떡이었다.

내려와서 기념품샵에서 기념품을 구경하는데 도저히 배고파서 집중이 안됐다.
 
coop마트에서 먹을 거를 사서 역 앞 벤치에서 점심을 먹었다.
 
소리는 치킨이 너무 맛있어보인다며 길거리에서 치킨을 먹었다. 본격 야외 발골쇼
 
이렇게 많은 일을 했음에도 아직 시간이 2시정도 밖에 안됐었다. 시간이 많이 남아서 지금은 부부가 되신.. 손예진과 현빈이 나온 사랑의 불시착의 촬영장소라는 이젤발트에 가기로 했다.

사실 이때 리비전때문에 뒤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애들이 여기와서 사진찍으라고 해서 갑자기 앉아서 사진찍었던것 같다.

농협은행..

그리고 이젤발트에서 돌아가는 길에 두번째 스위스에 왔었을때 래프팅했던 장소에 다시 들르게 되었다.
 
추억이 새록새록.. 래프팅도 참 재밌었고 수영도 참 재밌었다.
 
그리고 모두 힘들어서 저녁 맛있게 먹고 기절하듯이 잔 것 같다.
 
잘 때 얼굴을 씻는데, 코가 너무 따가웠다.
 
생각해보니, 피르스트에서 콧물이 너무 많이 나서 코를 계속 만지던 바람에 선크림이 지워져서 햇빛때문에 약간의 화상을 입게 된 것 같다...
그러나 우리 셋 중... 얼굴에 그 어떤 선크림을 바르지 않고 피르스트를 등반하던 요정이 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