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6 (화)
스위스에서의 3일째다.
어제는 피르스트와 이젤발트, 오늘은 융프라우를 본격 탐험하기로 했다.
피르스트의 산행이 생각보다 너무 고되서 오늘은 몸을 사리는 방향으로 여행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 아침밥을 정말 든든히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침밥을 든든히 차려먹었다.
소리가 이것저것 많은 음식을 싸온 덕분에 김이고 고추참치, 김치를 매끼니마다 먹을 수 있었다.
독일에 혼자 살면서 밥 챙겨먹을때 보다 한국식 음식을 더 많이 먹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어제 얼굴에 어떤 선크림을 바르지 않았던 소리는 선글라스를 쓴 부분을 제외하고 얼굴이 빨갛게 익었었다.
그래서 오늘은 이 상황의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화장을 포기하고 아주 두껍고 하얗게 얼굴 전면에 선크림을 발랐다.
그 모습이 마치 토이스토리의 포키같았다.

우리가 처음 도착했던 그린델발트 터미널에 들어가면,

융프라우로 갈 수 있는 곤돌라를 탈 수 있다.
이 곤돌라는 상당했다.

진짜 얿다. 거의 20인석 인 것 같다. 피르스트는 6인석인데.. 정말 엄청난 규모다.
그리고 위 아래를 제외하고 모두 통유리라서 곤돌라를 타는 즉시 여행을 하는 기분이다.

곤돌라에서 내려서 어떤 역에서 융프라우요흐로 가는 산악열차를 타야했다.
우리가 묵고 있는 그린델발트가 해발 1050m 정도..
어제 갔던 피르스트가 2000 m 정도..
융프라우요흐는 3900 m 정도라고 한다...ㄷㄷ

융프라우 안에 들어가면 되게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 놨다.

특히 이 얼음동굴이 정말 인상 깊었다.
모든 것이 다 얼음이었다. 벽면이 얼음처럼 안생겨서 만져봤는데 얼음이었다.
희주가 열차 안에서 코박으면서 읽고 있던 융프라우요흐 책자에 의하면 이 얼음동굴을 일년에 몇cm씩 움직인다고 한다.

여기가 엘사의 궁전인가요?

3발이 캐리어 주인, 포키와 함께 융프라우 정상에서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가장 고대했던 순간인 융프라우에서 신라면 먹기 코스...
시장이 최고의 반찬이다...333... 너무 맛있었다.
거의 다 먹을 참에 희주가 컵을 바닥에 떨어뜨려서 국물을 다 쏟고 말았다.
모두들 쳐다볼 정도로 꽤 어질러졌었는데,
웃긴게 소리랑 나랑 뭐 어떤 리액션 없이 바로 휴지 꺼내서 재빠르게 뒤처리를 했다.
그리고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남은 신라면 국물을 차분하게 마셨다. 멋진 팀워크였다.

그리고 정말 예쁜 기념품을 발견했다.
보통 기념품들을 볼 때 동태눈깔로 보는데, 저건 보자마자 아 이건사야해!!!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예뻤다.
한참고민하다가, 심지어 신라면 먹을 때도 고민하다가 결국 두개 사서 남자친구 집에 두기로 했다.

그리고 돌아와서 남친집에서 써봤는데 역시나 너무 예뻤다~~~
자주 마셔줘야겠다 위스키!
신라면을 다 먹고 후식으로 커피를 한잔씩 마셔주면서,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셋이 논의했다.
소리는 원래 눈썰매를 타고 싶어했으나, 어제 너무 힘들어서 뭔가 더 이상 액티브한 활동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눈썰매는 과감하게 스킵하기로 했는데, 소리가 썰매타다가 운명을 달리한 사람들이 몇명 있었다는 얘기를 그 후에 해줬다...ㅎ

그렇게 우리의 운명 갈림길에서 안전한 방향인 곤돌라를 타고 내려왔다.

위쪽은 설산이고

아랫쪽은 푸르른 산
일석이조일세
그리고 시간이 좀 남아 뮈렌이라는 작은 동네를 가기로 했었다.
그린델발트에서 열차를 타고, 어디에서 갈아탔어야했는데 열차를 잘못타버렸다...!
이렇게 된 이상, 뮈렌은 포기하고 그 열차 방향인 인터라켄을 가기로 했다.
내 기억에 인터라켄 west역이 뭔가 재밌는게 많았던 것 같아서 그 곳으로 가기로 했는데,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

살면서 이런 물 색깔 본 적 있으십니까?
후.. 이건 직접 눈으로 봐야한다... 너무 예뻤다.

고즈넉한 느낌의 그린델발트랑은 다르게 현대식 건물이 꽤 많았다.
물론 altstadt도 있어서 옛날느낌 남아있는 곳도 있긴했다.

100억 로또 당첨되면 뭘할지에 대한 망상을 펼치며 걷다가 만난 벚꽃 사진 한번 찍어주고..

나중에 돈벌면 남편이랑 살고 싶은 주택모양의 집도 도촬했다.

집에 돌아와서 퐁듀를 해먹었다.
집 안을 둘러보니 퐁듀용 냄비가 있어서 퐁듀용 치즈를 거기에 녹여서 고기와 빵에 찍어먹어보았다.
치즈는 브리~까망베르 사이의 쿰쿰한 냄새가 있었고 체리향과 알콜향이 나는 것이 특이했다.
고기보다는 빵이 훨씬 더 잘 어울렸고 중요한건 한국인이라면 많이는 먹지 못할 것 같다.
그렇게 길고 재밌었던 스위스에서의 여정을 마무리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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